:: Review /동인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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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18 동인지의 모자이크에 대하여
개인적으로 오랜 시간 동안 품어 왔던 의문 중 하나가 동인지를 업로드하는 사람들은 도대체 뭐하는 사람들일까, 하는 것이었다. 떳떳한 일도 아니고 돈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품이 안 드는 일도 아니고 책값도 결코 싼 게 아닌데 왜 그렇게 고생을 사서 하는 것일까, 하는 궁금증을, 개인적인 수집품들을 담아 놓은 상자들을 뒤적거리며 하곤 했었다. 나중에 가서야 이 취미가 의외로 돈이 되는 경우도 있고, 그들끼리의 사회에서나마 명예롭게?(가소로운 소리지만) 여겨지기도 한다는 것을 알았지만, 그래도 해결되지 않은 의문은 배포되는 기준, 즉 어떤 동인지는 배포되고 어떤 동인지는 배포되지 않는가에 대한 문제였다. 아무 근거도 없고 그냥 짐작이지만 작가(서클)의 지명도가 제일 큰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대체로 책을 네 자..
2018.08.05 -
얇은 책 두껍게 읽기 : abgrund, ABGRUND- Jenseits von Gut und Böse
2016년 5월 31일 작성했던 글. 얇은 책 두껍게 읽기 : abgrund, ABGRUND - Jenseits von Gut und Böse I. 서문 II. ABGRUND III. 선악의 저편 1. 도덕의 두 가지 유형 2. 선악의 저편으로 IV. 노예와 주인 V. 심연 속에서 I. 서문 ABGRUND - Jenseits von Gut und Böse (이하 ABGRUND) 는 2012년 8월 코미케 82에서 발간된 서클 abgrund의 동인지입니다. 네, 서클명과 책 이름이 같습니다. 'Abgrund'는 독일어로 '심연'이라는 뜻이고 'Jenseits von Gut und Böse '는 '선악의 저편'으로 번역됩니다. 이쯤 되면 눈치채신 분들도 계시겠지만 '선악의 저편'은 유명한 독일 철학자 니체의..
2017.04.17 -
4년 가까이 찾아다니던 책
2017년 3월 3일 작성했던 글. 몇 줄 추가.번역은 이쪽. 2013년 8월작의, 작가분이 진작에 웹에 공개하기도 했던 책이지만오늘에서야 드디어 손에 넣었네요. 샀다, 구했다가 아니라 손에 넣었다는 표현이 이렇게 맞아떨어지는 감각은 처음이에요. 새삼 십수번은 넘게 본 내용이지만 읽다가 몇번 지렸습니다.마우스로 그냥 스크롤을 내리면서 볼 때는 받지 못했던 전율감이손으로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전해졌습니다. 웹판에서는 그냥 회색으로 표현되어 있는 표지의 독백도미세한 양각으로 새겨져 있어서, 포장지에 싸여 있을 때는 보이지 않다가 손에 들고 나서야 촉감으로 깨닫게 됩니다.삶에 매너리즘이 오고 있었는데 살짝 울 만큼 감동해 버렸습니다. 제 마음 속의 마유는 병든 친구도 있고 사랑스런 친구도 있고 심약한 친구도 ..
2017.03.29 -
얇은 책 두껍게 읽기 : abgrund, 애체靉靆
2015년 5월 28일 작성했던 글.=================== 얇은 책 두껍게 읽기 : abgrund, 애체靉靆 '애체靉靆하다'와 '처연하다' 애체(靉靆)는 코미스파6(2015년 3월)에서 발간된 서클 abgrund의 동인지입니다. 동인지라고 야한 종류만 있는 건 아니지만 이 책은 흔히 알려진 동인지의 의미대로의 성인물이에요. 총 36페이지의 얇은 분량중 16페이지가 에로 묘사로 되어 있습니다. 한달 후에 나온 속편은 총 28페이지 중 16페이지가 에로 분량이구요. 국어사전에 따르면 '애체靉靆(구름낄 애, 구름낄 체)하다'는 '안개나 구름 따위가 짙게 끼어서 자욱하다'로 되어 있습니다. 일본어사전에서도 뜻은 별다르지 않은 모양이구요. abgrund의 동인지 '애체'는 구름이나 안개가 자욱한 모양..
2017.0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