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바람과 마법 소녀

2024. 9. 8. 02:25:: Library/번역

 

견습 마녀와 불꽃의 그리모어

쿠루시미

  봄.
  다양한 램프가 맑은 하늘에 밝혀, 개교 시간을 알린다. 온화한 공기는 마력에 가득 차, 폐에 가득 그것을 집어넣자, 램프는 한층 더 타올랐다. 거대한 교문을 지나, 길게 넘실대는 교정을 빠져나와, 드라이어드 한둘에게 정중하게 인사를 할 즈음, 드디어 도서관에 도착했다. 트롤이 떠메야 할 크기의 문은, 어떤 사람이라도 거부하지 않는다는 듯이 열려 있으면서도 밖의 문란한 마력에 영향을 받지 않는 것은. 이 문비에 살라만드라의 외투를 연상케 하는 얇고 투명한 베일이 쳐져 있기 때문이다. 
  안으로 들어서자 단숨에 어두워져, 저 거대한 대문으로도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더욱 광대한 공간이 펼쳐져 있다. 소녀는 여기에 책을 빌리러 왔다. 그것은 이 학원에 다니는 학생에게 정해진 루틴이다. 이곳 성 체리힐 학원은 배움터이면서 그 자체가 도서관이며, 또한 이 도시이다. 
  어색한 손놀림으로 패널을 조작해, 책의 이름이 적힌 접수증을 만든다. 창구는 모두 닫혀 있고, 유일하게 개방되어 있는 접수대에는 자고 있는 여자가 혼자 앉아 있다. 소녀가 조심조심 접수증을 내밀자, 그 녹은 눈꺼풀을 딱 한 번 깜빡이고, 확 트인 목소리로 직원이 대답했다. 
  「미안합니다. 그 책은 <대처 중>이네요-」

*  *  *

  질풍.
  그것은 짐승을 연상시키는 속도로 하늘을 달렸다. 
  하늘을 향한 양쪽 귀와 부드러운 털꼬리는 방향타를 잡듯 공중을 휘저으며 거기에 상승기류를 만든다. 일반적으로 마녀는 빗자루를 비롯한 도구를 동반하고 비행하는 것으로, 그런 점에서 그녀가 하늘을 나는 모습은 특이하다. 
  귀와 꼬리와는 대조적으로 완전히 인간의 것인 눈빛은 늠름하고 시원하며, 짖듣이 지시를 내렸다.
 「마미미,  준비는 됐을까?」
 「네네-」
  이곳은 마녀를 키우는 시설이다. 그 장려한 설립의 이야기는 여기서는 생략하지만, 아름다운 젊은 소녀들이 자신의 마력을 충분히 작용시켜, 미래의 예지를 잇는 장소, 그것이 성 체리힐 학원이다. 
  맥빠진 대답을 돌려준 보라색 모자의 그녀 또한 이곳의 학생이었고, 특히 우수한 마녀 견습생 모임인 《안티카》의 일원이었다. 
  「아 마미밍 그쪽 아니야! 반대 반대! 그래, 돌아서……」 
  조금 전의 두 사람으로부터 약간 떨어진 위치에서, 한쪽 눈을 감은 소녀가 공중에 목소리를 높였다. 위성마법에 의해 소녀들이 휴대하는 램프의 위치를 추적해 그것을 즉시 전달하는 것은, 보통의 견습 마녀로서는 불가능하다. 마력으로 가득찬 아이글래스가 요염하게 포인트를 나타내고 있다. 
  「오케이-」 
  보라색 모자의 소녀는 그 나른한 목소리와는 대조적으로, 순식간에 빗자루를 조종해 서가의 숲을 헤집는다. 대담하면서도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며 책 더미를 헤치고 다다른 것은, 한 권의 책이다. 몇 미터 앞을 앞서가는 「책」에서는 두 쌍의 날개가 생겨있다. 게다가,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도서관 안을 날아다니고 있었다. 아니, 그것은 살아 있는 것이다. 
  「오늘의 용은 빠르지 않아-? 좀 피곤한데에」 「마미밍 거의 다 왔으니까! 좋아, 사쿠양!」 
  서가 모퉁이를 눈앞에 둔 책의 눈앞에, 갑자기 조금 전의 반늑대 소녀가 뛰쳐나왔다. 
  「추격은 끝이야, 자, 공주님」 
  「네-네. 엔초, 몬도,부탁할게-」 
  길이 막혀 당황한 책을 보고, 두 체의 샐러맨더의 환영이 나타났다(총명한 독자 제군에게는 짐작되는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역할 수 있는 「사역마」는 통상은 하나뿐이다).
  몸집이 작은 쪽의 샐러맨더가 더욱 도망갈 곳을 막고, 실눈의 샐러맨더가 화살처럼 혀를 내민다. 그렇게 해서 잡은 책을 입 안에 삼키자, 보라색 모자의 소녀와 반늑대의 소녀는, 한 건 해결이란 모습으로 눈을 맞추었다. 


  「고맙습니다. 엔초 씨」 
  조금 전의 샐러맨더가 크게 입을 벌리고, 날개달린 책을 내밀었다. 은발의 소녀가 그것을 받아, 어린아이를 달래듯이 그것을 안고 속삭인다.
  「괜찮아. 이제, 괜찮으니까. 집으로 돌아가죠」 
  노래하는 듯한 목소리가 작게 울려퍼지자, 가슴에 품은 책은 빛을 띠고, 주위에서 마력의 아우라가 리본 모양으로 그것을 감싸기 시작했다. 
  「당신의 이름, 가르쳐 주세요」 
  그 말을 기다렸다는 듯이 리본(이라기보다는 붕대라고 칭한 편이 적절할지도 모른다)이 풀리고, 조금 전의 날개 투성이였던 책의, 진정한 표지가 거기에 나타났다. 
  「호오, 비공술 교본이라고 생각했는데」 
  「아하~ 『마법생물학 깃털의 신비』! 그래서 깃털 투성이였구나」
  「후후. 모두 무사해서 다행이야」
  각자가 말을 나누고, 대표 격으로 아이글래스 소녀가 서류에 사인을 한다. 서류는 저절로 종이비행기의 모습을 취하고 어디론가 날아갔다. 
  「자, 그럼 이건 원래 있던 곳으로 돌려 놓을까? 음, 오늘의 당번은····마미밍!」 
  심심한 듯 머리묶음을 손질하던 소녀가 반응한다. 
  「에, 나-?」 
  「후훗, 당번제로 하자고 한 건 마미미였겠지」 
  「후후. 순번, 입니다-」 
  편하자고 나눈 언약의 범위에 자신도 포함되어 있음을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고, 머리묶음에서 종이묶음으로 손을 옮긴다. 
  「깃털의 신비, 였지. 귀찮으니까 빌려 버릴까- 」 
  책의 말미에서 카드를 꺼내어 손가락으로 덧댄다. 또다시 저절로 사인이 나타나 이번에는 카드 차림 그대로 어디론가 날아갔다. 접수처를 거치지 않고 도서를 빌릴 수 있다는 것은 안티카의 특권 중 하나다. 
  「어쩐지 배고파졌어-」 
  「그렇네. 가볍게 뭐라도 먹을까」
  「그럼 오랜만에 큰길 들를까-」
  마력을 품은 책은 다루기 어려워, 대기 중의 마력의 움직임이나 악의적인 술식에 의해 <착화>해 버리는 일이 있다. 그것은 책 내부의 마력이 폭주하고, 그 마법이 체현하는 형태를 취한 상태를 가리키는데, 일반적인 마법 도서관에서는 그런 위험성이 있는 책은 봉인되어 있다. 그러나, 여기 성 체리힐 학원에서는 모든 책의 열람을 해방시키기 위해서, 그러한 도서도 여느 책과 마찬가지로 서가에 담겨 있다. 특히 우수한 학생들의 모임인 안티카는, 그러한 착화본(학원에서는 그것을 <용>이라고 부르고 있다)을 원상태로 진정시키는 업무도 담당하고 있다. 4명 각자 다른 학생들에게 큰 인기가 있어 동호회가 발족되어 있을 정도지만, 사실은 위험과 이웃하는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  *  *


  성 체리힐 학원의 대부분 영역을 차지하는 대도서관. 그것의 진정한 넓이를 아는 사람은 적어, 교장과 한정된 교사, 그리고 그것을 알기 위해 학교생활의 모든 것을 소비한 학생 뿐이다. 항상 팽창을 계속하고 있다고 하는데다, 서가의 위치나 통로의 너울거림 등도 수년에 걸쳐 천천히 바뀌어 가고 있다. 그래서 졸업생을 위한 투어가 열리기도 하지만 그 이야기는 여기서는 중요하지 않다. 현재의 대도서관에는 하나의 길고 굵은 통로가 있는데, 이 넓은 길을 중심으로 하여 범용적인 책이나 물건들이 즐비한 서가와 작은 상점, 학생용 주거지 등이 가지런히 늘어서 있다. 거기에 순간, 커다란 같은 외침이 울린다. 
  「비키랑게 비키랑게~!」
 
  한 자루의 커다란한 빗자루에 커다란 모피를 씌운 듯한 소녀 한 명이 필사적으로 쪼그리고 앉아 있다. 그것은 고속으로 큰길을 달려, 도중에 노점이나 깃발이나 빨래 등에 종횡무진 부딪혀 마치 축제날의 나무처럼 수놓아져 있지만, 폭주하는 그것을 육안으로 따라갈 수 있을 리 없고, 마치 허공을 괴물이 달려 나가는 것과 같았다. 
  「비키랑게 부딪혀~!」
  남방 사투리의 괴물이 향하는 앞에, 조금 전의 네 명의 소녀들의 그림자가 있었다. 
  「저, 저기 저거, 뭔가 위험하지 않아?」 
  일을 마친 이들은 변장마법을 쓴 채 각자 만드레이크 꼬치를 구입하던 중이다. 
  「용…은 아닌 것 같네. 날뛰는 융단?... 아니, 사람 같은데」 
  간이적인 천리안 마법을 이용해 장신의 소녀가 상황을 분석한다. 
  「······키리코-」
  보라색 모자의 소녀가 꼬치구이로 볼을 우물거리며 은발의 소녀에게 눈짓을 하자, 키리코라고 불린 소녀는 눈을 감고 램프를 들었다. 그러자 어디선가 희고 커다란 천이 여러 장 나타나 그들을 덮는 벽이 된다. 
  「머시여!」
  갑작스런 마법에 놀란 것인지, 날뛰는 융단이라고 칭해진 그녀가 또다시 의도치 않게 속도를 올린다. 마치 증기 팬의 날개가 거꾸로 된 것처럼 끝까지 가속을 멈추지 않고 천의 벽에 부딪힌다. 충격으로 네 명의 소녀도 날려버리는 형태가 되었지만, 폭주 소녀를 포함해 은발의 소녀가 형성한 천의 벽에 싸여 충격은 없었다. 
  「잠깐 뭐야- 조심해-」 
  커다란 천을 끌어당기며 보라색 모자의 소녀가 얼굴을 내민다. 
  「상처는... 없으신가요?」 
  은발의 소녀도 똑같이 모습을 드러내며, 그들보다 앞에 나뒹구는 커다란 천덩어리에 말을 건다. 
 「푸아, 머시여 이거! 어쨌든 살았구마!」 
  천 마법의 해제와 동시에, 그 소녀는 살았단 듯이 벌떡 일어난다. 반늑대 소녀만큼은 아니지만 큰 키에, 초라한 의상이면서도 그것을 느끼지 않게 하는 것은 그녀의 분방한 태도와 천진난만한 웃는 얼굴 때문일 것이다.
  「내는 코가네! 도와줘서 고마워라! 살짝 운전은 안 익숙헝게, 흔들려 버린겨!」
   팔에 감긴 커다란 천을 풀어내며, 부끄러워하는 기색도 없이 코가네는 감사의 말을 했다. 빗자루나 머리카락에 길을 따라붙인 장식을 떼어내며 함께 자리에 내려놓는다. 
  「아- 안뒤어 급항게! 사례는 나중에 할텡게, 아무튼 고마웠어라!」 
  그렇게 말하고는, 이번엔 뛰어서 그 자리를 떠난다. 천 마법 덕분에 주위에 피해 같은 것은 없고, 그녀가 남긴 물건들이 보풀처럼 굴러다닌다. 
  「어쩐지 굉장한 아이였네」 
  「머리가 헝클어졌는데-」 
  오늘 두 번째 소동에 질린 듯 고개를 젓는 소녀들. 다행히 변장마법의 효과는 남아있기 때문에 그들을 안티카라고 알아차리는 것은 없지만, 학내에서 천의 상형마법을 습득한 학생은 적었고, 그 광역적인 발현에 의해 주위에 신도들이 모이기 시작한다. 
  「일단 여기는 피할까」
  「으, 응...」 
  네 사람은 각자 빗자루에 올라 그 자리에서 흩어졌다. 



  「시간 맞췃제-!」
  번개 같은 문의 열림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실내에 있던 남성이 화답한다. 
  「아니, 십오 분 지각이다」 
  그 인물은 이 학내에서는 볼 수 없는 모습을 하고 있었다. 마술사나 마녀나 마력을 행사하는 사람들의 몸을 가리는 로브를 입지 않고, 학교 밖에 있어서의 정장인 칠흑의 셋업을 입고 있었다. 다듬어지지 않은 수염은 그가 칠칠치 못한 것이 아니라 바쁜 것이라고 주장하는 듯이, 옷은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다. 손에 들고 있는 지포를 딸깍하고 닫으면 열려 있던 문이 닫히고, 그와 대조적으로 머리도 옷도 부스스한 그녀의 옷차림을 바람이 가다듬었다. 
  「입학하자마자 퇴학당하고 싶어 보인다만」 
  그녀는 <특대생>이었다. 특대생이라고 하면 듣기 좋지만, 그 사실은, 입학에 있어서 보강이 필요한 학생에게 붙여지는 칭호이며, 통상적인 입학이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을 뜻한다. 
  「올해의 특대생은 너를 포함해 2명. 다른 한 명은 일찌감치 입학서를 받고 나갔는데 너는 왜 시간에 늦었는지 간결하게 대답해라」
   그 안광은 강렬하고, 통상의 교원과는 다른 빛을 가지고 있는 것이 명백하다, 그렇다, 그야말로 이 학원의 교장이었다. 
  「어, 어, 어제꺼정 엄청 열심히 훈련했으니까, 살-짝 늦잠을 자부러서, 초특급으로 빗자루 타고 왔더니 여러가지 부딪혀 버려서, 그만...」
  「·····좋다」 
  다시 지포를 열어젖히자, 어두컴컴했던 방안의 불빛이 밝혀져 그 전모가 드러났다. 엄청나게 서적이 가득 담긴 책장은 이 학원을 미시적으로 재현한 듯하지만, 반면 그 외에는 응접용 책상 이외에는 아무것도 없이, 상점이나 소녀들이 사는 주거에 의해 채색된 학원의 상태에서 비하면 훨씬 간소한 모습이다. 
  「나도 첫날부터 무작정 퇴학를 선언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시간은 엄수다. 앞으로 조심하도록」
  낯선 마법구의 등불에 비춰져 있던 소녀는 등줄기를 꼿꼿이 세웠다. 
  「입학증서 수여에 앞서 그를 소개하겠다. 들어오도록」
  실례합니다, 라고 곁들이며 문이 수동으로 열려 장신의 남성이 입실했다. 그도 교장을 본떠서인지 바깥 세상의 정장을 몸에 걸치고 있었고, 백조가 날갯짓을 하면 그 호숫가를 휘젓듯이 유려하면서도 또한 어딘가 미숙한 분위기를 남기고 있어, 다감한 소녀를 설레게 하기에는 충분한 용모를 가지고 있었다. 
  「그가 특별 강사로서 너희를 지도할 것이다. 이후 그의 지시를 따르도록」
  「이, 이 사람이 프로페서라고...?」 
  학내의 프로페서, 즉 교사들은 보통 학생인 이들보다 더 깊이 로브를 걸치고 그 몸에 마력을 채우고 있다. 남방 출신이라고는 하지만, 그녀에게도 그 인상이 있었기 때문에 교장도 방금 소개받은 그의 옷차림도 특별하게 비쳤다. 
  「여기서는 그의 직무를 <프로듀서>라고 부른다. 프로페서보다 한 발 더 깊이 너희에게 관여하고 이끌기 위해서다」
  「오~ 프로듀서!」
   쑥스러운 듯이 뺨을 긁는 모습으로부터, 그가 아직 그 임무를 맡은 지 오래돼지 않았음을 알게 한다.
  「잘 부탁해. 코가네 양」 
  「머시여, 그런, 양 따위는 필요 없응게! 코가네로 괜찮어야~!!」 
  「하하, 고마워. 잘 부탁해. 코가네」
  「그는 너희들의 지도 외에 안티카의 관리도 하고 있다. 바쁘기는 하지만 사양하지 말고 무엇이든 물어보도록」 
  「그게 머시여?」 
  「···· 본교의 학생에 의한 특무 기관이다. 뭐 좋아, 입학증서 및 학생증을 수여하마. 이쪽으로 와라」
   소녀는 한층 가슴을 펴고, 마법을 기다린다. 
  「본교에서는 입학 시에 마법은 걸지 않는다. 계약도다. 너희들의 자유의지를 존중하지. 그리고 너는 남달리 큰 마력을 가지고 있다. 그것을, 그 의미를 잘 생각하고 열심히 하도록」 
  「성 체리힐 학원에 온 것을 환영해」 
  프로듀서라고 불린 청년으로부터, 한장의 서면과 작은 학생증이 건네진다. 소녀는 금방이라도 기쁨에 겨워 방을 뛰쳐나갈 것 같은 기세다. 
  「수여식은 이상이다. 돌아가도 좋다」 
  「됐어라~! 이걸로 내도 마법사인겨! 고맙당게 교장 선생님! 잘 부탁혀! 프로듀서!」 
  그렇게 말하고 방을 뛰쳐나간다. 그야말로 하나의 태풍이 그 자리를 떠난 듯했다. 바람 마법을 사용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거대한 바람결이 생겨, 간소한 방이 더욱 휭해진 것 같다 
  「......이런이런. 올해의 특대생은 상당히 위세가 좋은 것 같군」 
  「하하. 그만큼 마음이 있다는 거갰죠, 교장님」 
  지포 하나를 여닫자 다시 문이 닫히고, 그녀가 퇴장하면서 흐트러진 서류가 갖추어졌다. 
  「거의 마력을 가지지 못한 소녀와, 너무 큰 마력을 소화하지 못하는 소녀. 둘 다 네 수완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네. 힘껏 이끌겠습니다」
  「그래, 그들을 추천한 너를 일단 믿지. 나는 출장을 떠난다. 응당한 성과는 내도록. 나는 무르지 않다」 
  「······네!」 
  청년이 결의를 표명하듯 자세를 바로잡았다. 또 하나의 페이지가, 새로 펼쳐지려 하고 있다. 


  소녀는 땅바닥을 달리고 있었다. 아까 받은 증서와 학생증을 소중히 안고. 마법사가 되겠다는 오랜 꿈이 드디어 이루어진다. 그 기쁨은 주체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마법도 생기지 않아, 그저 달리고 소리를 지를 수밖에 없다. 
  「이걸로 내도 마법사인겨!」 
  정숙이 원칙인 도서관에 소녀의 목소리가 울려 퍼진다. 거기에 호응하듯 달려간 옆의 마도서가 빨갛게 열을 띠기 시작한 것을 그녀로선 눈치챌 도리가 없었다. 


*  *  *



「아- 무거워」 
  사이코키네시스를 습득함으로써, 신체 능력과는 다른 출력으로 사물을 움직일 수 있게 된다. 그래서 그녀들처럼 가느다란 팔로도 서가를 옮기는 것은 가능하다. 그렇다 해도 마력의 출력에는 상응하는 정신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책이 가득 담긴 서가를 그대로 운반한다는 것은, 수석반인 견습 마녀 4명이서도 조금 힘든 작업이 된다. 무엇보다 그녀들은 비행을 하면서 그것을 해내는 것이기 때문에, 여느 학생과는 비교할 수도 없다.
  「누구야? 서가째로 가져가자고 한 사람-」 
  「후후, 그건 마미미였지 않을까?」 
  「책을 어느 세월에 하나하나 옮기냐고 한 사람, 누구였더라~?」
  그녀들은 어느쪽인가 하면 기교파의 견습 마녀이며, 이러한 막노동은 다소 서투른 영역이었다. 
  「영차, 영차」 
  그 중에서도 키리코는 상형마법과 봉인술, 촉진 마법이 전문이기 때문에 사이코키네시스는 그다지 자신이 없어, 이마에 땀을 빛내고 있다. 또 부유하는 것은 특기지만 빗자루로 나는 것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괜찮니, 키리코. 내가 출력을 좀 더 올릴게」 
  사쿠야는 이 면면 가운데선 비교적 큰 마력을 가지고 있지만, 그녀의 전공은 짐승화나 매료이다. 특히 늑대의 모습을 즐겨 사용하지만, 늑대가 되어 버리면 오히려 짐을 운반할 수 없기 때문에 서툴어하는 모두에게의 마력 주입에 의식을 쏟고 있다. 
  「사쿠양, 이쪽도~」 
  어리광 부리듯 어미를 뻗는 모노클의 소녀, 유이카는 물마법 및 위성 마법 전문가다. 위성을 띄워 마력 에코의 반사에 의해 대상과 위치를 알아내는 기술을 가지고 있으며, 이미 학교 밖의 연구시설 등에도 출입하고 있다. 또한 대단한 마법 애호가이기도 하고, 학원 내 서적의 대략적인 위치 도 파악하고 있지만 이쪽은 마력과는 무관하다. 
  「사쿠야 이쪽도~」 
  나른하게 목소리를 내는 마미미는 특별한 전공을 가지고 있지 않지만 그만큼 서투른 것도 적어, 실은 이 네명중에서는 가장 사이코키네시스를 특기로 한다. 그러나 마력 소비를 꺼리기 때문에 거의 가담하지 않았다. 
  「정말이지, 제멋대로인 공주님들이구나. 하지만 과연 이런 양이어선...」 
  그녀들이 나르는 서가는 얼마 전, 99신 소동으로 회수된 서적들이다. 마력을 가진 것이 손에 잡히면 자연스럽게 책 속에 마력이 순환하고, 그것이 축적되어 저절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학내의 서적들은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정기적으로 마력 건조가 이루어지지만, 외계의 책들은 그러한 공정을 밟지 않기 때문에 미량의 마력이 오랜 세월에 걸쳐 축적되어 혼자서 움직이게 된다. 애물단지를 겸해 기증받는 책을 마력건조에 들고 나오는 것은 안티카의 주된 업무이며, 학생들 사이에서 그것을 아는 이는 거의 없다. 그러한 실무가 은닉되어 있기 때문에 자주 부러움의 눈초리를 받는 것도, 그들의 일 중 하나였다. 지면에 늘어선 서가의 숲 저 멀리 상공을 나는 모습은 그야말로 마녀의 윤무이다. 
  「영차, 영차, 아」 
  풍향이 바뀌고, 불안정했던 서가가 서툰 급사의 쟁반처럼 기울어져 책 한 권이 거기서 쏟아져 나온다. 
  「미, 미안해」 
  「잠깐- 정말」 
  마지못해, 라고 하는 모습으로 보라색 머리카락의 소녀가 서가를 지탱하는 다른 손으로 마력을 늘린다. 불가시의 손이 스르륵 하계로 뻗어나가지만, 옆에 있던 무언가가 불가시의 손에 열을 전한다. 그와 동시에 떨어져가는 책이 갑자기 발화한다. 
  「어라, 이거 위험하지 않아!?」 
  작은 불은 불길이 되고, 서적을 감싸는 화구가 된다. 쿵 하고 그것이 맥박이 뛰자, 간발 사이에 안에서 용이 태어났다. 
  「이건... 재미없네」 
  ≪용화≫란 본래 이런 현상을 일컫는 말이다. 서적 속에서 숙성되어 다른 마력이 어떠한 계기로 착화해, 마력에 있어서 가장 안정된 모습의 하나인 용의 양상을 얻는다. 여기서는 상세한 것은 생략하지만, 서적이 용의 모습을 취하는 것은 마력을 효율적으로 소비하기 위해서이며, 그 축적된 힘은 열 및 빛 에너지로 방출된다. 즉, 용의 숨결이 된다. 
  「키리링! 포위」
  「네, 네!」 
  「가자, 마미미」 
  「오케-」 
  은발의 소녀가 램프를 똑바로 들고 기도하자, 금세 거대한 천이 몇 개나 펄럭이며 작은 용을 뒤쫓았다. 작은 용은 재빠르게 날아다니며 도망쳐 다녔지만, 일전의 제휴 기술을 살려, 금세 소녀 둘과 펄럭이는 천의 제휴에 의해 그 날개를 포착했다. 그대로 화구 하나 뱉는 것도 허락하지 않고 그대로 공 모양으로 감싸 넣는다. 남아 있던 모노클의 소녀가 간신히 서가를 땅에 내려놓는다. 
  「아, 아슬아슬했다… 후…」 
  「어떡해 이거-?」
  「용이 되어 버린 이상 봉인은 효과 없을 거야. 지난번에는 교장이 처리해 줬지만...」 
  그때 한 교사가 그들에게 달려왔다. 
  「모두 무사한가!」 
  이마에 땀을 흘리며, 빗자루도 없이 프로듀서가 도착했다. 
  「신속한 대응 고마워. 일단 교장은 출장 중이야. 키리코의 마법으로 일시적으로 봉쇄하고 있는 것 같지만····. 모두, 우선은 주변의 학생에게 피난 공지를. 그리고 너희들도 여기로부터 떨어져 줘」 
  「아, 알겠습니다」 
  모노클의 소녀가 화답한다. 신속하게 확성 마법이 깔려 그녀의 목소리를 주위에 전달했다. 
  「안티카의 유이카입니다. 삼림구에서 용화가 발생했습니다. 여러분, 즉시 부근 마탑으로 피신하세요」
  피난을 알리는 소리는 몇 번인가 반복되고, 주위에 소리가 들끓기 시작한다. 여기까지, 안티카의 면면은 거의 완벽한 처치를 했다고 말할 수 있다. 순간적인 판단과 순간적인 마법 발동은 훈련의 산물이다. 그러나 확성마법의 울림에 호응해서인지, 붕대 마법에 의한 봉인이 천천히 흔들렸다 싶은 순간, 틈새에서 화염이 뿜어져 나왔다. 
  「아, 안 돼...」
  화염이 용의 목을 형태를 하여, 끝에서부터 천 마법을 잡아먹기 시작한다.
  아찔한 불꽃은 커져서 마치 성장을 앞당긴 듯, 원래의 모습, 그래서 상상도 할 수 없는 거대한 날개를 얻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그 위세를 나타내듯 공중에 정지한다. 마치 갓 날개를 퍼덕인 나비처럼. 당장 재해가 일어나리라 안티카는 자세를 취하지만, 용은 조용히, 쿠우쿠우 하고 코를 울리기 시작했다. 
  「자고... 있는 건가...?」 
  「그런 것 같아. 하지만 좋지 않아, 마력을 먹고 거대해졌으니. 바로 응원을 불러올 테니, 모두는 부근에 방어마법을 치고 피난가지 못한 사람이 있는지 조사해줘! 꼭 피난을 우선시하도록!」 
  말을 마치자마자 프로듀서는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 
  「그렇게 말해도...」
   손가락 끝으로 모노클의 기울기를 고치고, 유이카는 공중의 용을 올려다 보았다. 
  「미안해, 나 때문에...」 
  「아니, 키리코의 잘못이 아니야. 이건 누구에게도 예상 밖인걸」 
  「이거 어떻게 하란거야-? 방위마법 편다고 해도 범위도 어디까진지도 모르고」 
  거룡은 날개짓 한번으로 마을 하나를 날아간다고 한다. 그 피해 범위는 상상할 수도 없다. 하물며 활활 타오르는 용은 그 날개에서 불똥을 비늘 가루처럼 떨어뜨리고 있어, 그것만으로도 화재가 발생할 것 같다. 물론 용이 있는 주위에는 이미 방어마법이 깔려 있지만 언제 용이 다시 눈을 뜰지는 로믄다. 식후의 낮잠에 몸을 맡기고 있는 이 상태는 불행 중 다행이라고 말할 수 있다. 
  「어떻게 해, 라고 해도…」 
  「응····하지만, 여기서 가만히 있자, 고도 할 수 없고...」 
  잠깐의 침묵.
  기침을 하듯 보라색 머리의 소녀가 입을 열었다. 
  「저거, 적어도 지금 우리끼리 막아보지 않을래-?」 
  「아, 아니아니 마미밍, 아까 키리링의 <붕대조곡> 먹어버렸잖아. 봉인마법은 안 들을걸?」 
  「그렇지만-...」
  보라색 머리의 소녀가 시선을 부근으로 돌린다. 방어마법으로 간신히 불똥은 멎었지만 도서관에 화염룡은 대지어 이상의 대적이다. 수호의 실마리가 약한 책부터 차례로 연료가 되어 가고, 이윽고 인가나 시설에까지 피해는 미칠 것이다. 붕대 소녀의 눈동자도 사려에 젖어 있다. 
  「그래. 우리끼리 할 수 있는 모든 걸 하자. 물론, 안전을 최우선으로. 그렇지겠? 마미미」 
  「......응」
  각오를 정한 네 명의 소녀는 다시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 * * 

  「자, 모두들, 준비는 됐을까?」 
  「여기는 유이카, 준비 완료!」
  「네-에」 
  「응……!」 
  4명의 소녀가 용을 중심으로 하여, 공중에서 정사각형의 진형을 취한다. 각자에게 발신기를 달고, 정령전도에 의해서 동시각적으로 교신을 할 수 있는 체제이다. 
  「그럼 지금부터는 아까 얘기한 대로! 건네준 마법진을 밝혀줘」
  발안한 것은 모노클의 소녀였다. 용을 마법으로 짓누를 수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마법 이외의 방법으로 부하를 걸면 된다. 용화는 하고 있지만 본체는 책, 즉 물에 적신다면 페이지는 넘어가지 않고 발동하는 마력도 작아질 것이다. 방화작업를 겸한 일석이조의 작전이다. 4명은 각각 위성마법의 대상이 되는 호수에서 물을 부르는 마법의 증폭 및 범위의 한정을 겸하였다. 그녀들은 지금, 이 도서관에 국소적인 폭우를 뿌리려고 하고 있는 것이다.
  네 개의 랜턴이 번쩍이며 용을 둘러싸고 같은 문양의 마법진을 발현시킨다. 그것들은 네모나게 묶여 있었고, 이윽고 정육면체의 먹구름이 용의 머리 위에 드리워졌다. 
  「자, 시작한다! 이것이야말로 즉흥, <경계 픽션 레인>!」
  화구가 터지면서 랜턴들이 유난히 빛난다. 마법진은 두 쌍의 거울이 되어 공명하고, 천둥이 친다. 일섬, 그곳에 호우가 소환되었다. 
  「오오~」
  「괴, 굉장해...」
  「좋아. 계획대로야」
  용의 몸은 물에 젖고, 얇은 날개는 보기에도 시들어 간다. 이래서는 하늘을 누빌 수 없다. 
  「좋아좋아! 이 상태로 계속해!」
  떨어진 비는 땅의 마법진에 반사되어 하늘로 돌아간다. 용은 위아래로 동시에 빗물을 받고 있는 상태다. 그 거구에 맞지 않았던 비는 구름을 통해 창조원인 호수로 되돌아간다. 매우 경제적인 구조이다. 
  「·····움직였다!」 
  식후의 낮잠을 방해받은 용이 드디어 눈을 뜬다. 날개를 움직이지만 더 이상 자유롭게 움직이지 않고, 습기에 져서 그것은 밑둥부터 무너져 내렸다. 
  그러나, 그녀들의 오산은 물로 인해 용이 무게를 얻은 것이다. 날개를 잃음과 동시에 그 신체는 지상으로 낙하했다. 팔다리도 끊어져서, 그 모습은 용이라기보다는 웜이다. 약간의 몸부림을 친 후, 그것은 몸을 비틀어 땅을 기어 일직선으로 돌진하기 시작했다. 
  「뭣, 아직도 움직일 수 있어!?」 
  「안 돼, 시가지로 향하고 있어. 마법을 중단하고 멈추러 가자!」 
  대규모 마법은 그만큼 해제에도 손이 많이 간다. 소환한 비가 진 밖으로 나오지 않도록, 역회전의 순서로 마법을 닫아가지만, 그 사이에도 용은 땅을 기어 가도를 달려갔다. 
  「완료! 소등 확인!」 
  랜턴이 꺼지고, 네 사람은 서둘러 빗자루를 잡고 용의 진행 방향으로 향한다. 그러나 그 용의 코앞에, 미처 도망치지 못했는지 소녀가 서 있었다. 
  「도, 도망쳐!」 
  붕대 소녀의 외침도 닿지 않고 용의 그 거대한 콧등이 소녀를 치려고 했던 찰나. 

  소녀의 주먹이 용에게 박혔다. 

  수분을 가득 머금은 용의 신체가 충격에 휘어진다. 철벅, 하고 땅이 꺼지는 소리가 나더니 용은 그 자리에 못박혔다. 「


*  *  *


「어... 어떻게 된 거야?」 
  모노클을 다시 쓰는 유이카의 표정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일동은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그저 하늘에 떠 있다. 그러자 엎질러진 물을 쟁반에 억지로 돌려놓듯이, 소녀는 용의 콧등을 힘껏 두 손으로 끌어안고 그것을 내던졌다. 
  「흐아~~~압!」 
  용은 가려던 큰길 쪽으로 내동댕이쳐진다. 그에 따른 땅울림은, 더욱 거대한 용이 땅을 내딛는 듯했다. 
  겨우 사태를 받아들인 듯 안티카 4명은 지상에 내려 소녀에게 달려갔다. 
  「너, 너는...?」 
  「머시여? 내는 코가네!」 
  올해의 특대생이 한 명, 소녀는 코가네였다. 비교적 몸집이 크다고는 하지만, 조금 전의 행동에서는 믿을 수 없는 듯한 가느다란 팔을 양허리에 대고, 가슴을 펼쳐 보인다. 그녀의 주위는 그 넘치는 마력이 열을 내며 수증기를 만들고 있었다. 
  「얘 그애잖아, 저번에...」 
  「그, 당신은 도대체?」
  「내는 올해 신입생이여! 내 고향에도 저런 용이 되는 책이 있응게, 절대 돕고 싶구마- 해서 이 학교에 왔어 야! 여기서두 당장 한마리 해치웠구마!」 
  묻지도 않은 일까지 술술 대답하는 코가네는, 마치 어린아이같은 천진난만한 미소를 펼쳤다. 
  「해치우다니…… 에.......」 
  당황한 듯, 그 묶은머리를 만지지도 못하며 보라색 머리 소녀가 소리를 흘린다. 
  「에헤헤!」 
  마치 칭찬받기를 기다리는 것 같은 코가네의 미소로, 조금 전까지의 긴박감은 어디론가 가버렸다. 
  「하, 하지만 너는 굉장하구나. 저 용을 한 방 던지다니 놀랐어. 어떤 마법을 쓴 거지?」 
  「응? 내는 마법은 안 썼꾸마. 에잇! 하고 던진거여!」
  아연한 네 사람을 두고 코가네는 계속했다.
  「내는 엄청 마력은 많지만은, 그걸 잘 쓰고 싶어도, 잘 안 되어 연습중인겨」 
  「아-……」   
  확실히 그랬다는 듯이 시선으로 기억을 확인하는 안티카들. 네 사람의 뇌리를 폭주막이 스친다. 
  「그런데 이상한 용이었구마. 푹 젖은디다, 날개도 읎구」 
  「아... 그건, 우리가...」 
  「?」
  「그 용은 우리가 대처하려고 했던 거- 날개는 그 과정에서 파괴한 느낌-」
  불복하듯 마미미가 말을 잇는다. 
  「후에에에에에에-!!」
  그 목소리는 마법을 사용하지 않고도 조금 전의 확성 마법과 같은 범위에 도달했다.
  「고런 큰 용을 전-부 그렇게나 너덜너덜하게 적셨다는 거여? 굉장혀!」 
  「아하하, 그 정도는…」 
  「역시 열심히 학교에 들어가길 잘했구마! 이런 굉장헌 마법사 아이들과 함께 공부하믄, 꼭 내도 마법사가 될 수 있을기여!」 
  코가네는 네 사람과 차례차례 악수를 나누고, 이때라는 듯이 비를 내리는 방법등의 질문을 마구 쏟아냈다. 마치 강의 후 교실 같은 분위기지만, 이번 안식도 오래가지 못했다. 
  돌연, 용이 고개를 높이 쳐들어 그 목구멍을 크게 부풀린다. 
  「·····위·, 위험해, 화구다. 다들 회피를!」 
  「아니, 괜찮여!」 
  당황한 사쿠야 앞에 코가네가 다시 가슴을 편다. 용의 콧김은 지금이라도 피어나려는 거대한 봉오리 같다. 
  「저런 화구, 전에도 멈춘 적이 있어야! 내한테 맡기랑게!」 
  「무, 무슨 말을」 
  「그라케도, 내 주먹은 저기까지 안 닿겠꾸마. 그니까, 다들 도와 줬으면 혀!」 
  평소 같으면 총명한 안티카 네 사람은 그런 근거없는 황당한 제안을 타진 않는다. 애당초 프로듀서에게 명령받은 것은 피난.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대처를 시도했고, 결과적으로 무사하다고는 하지만 학생을 위험한 상황에 처하게 했다. 더 이상 이들이 위반적인 행동을 할 리 없다. 
  하지만 그녀들은 확실히 고양되어 있었다. 코가네의 눈동자 심지에 반짝이는 빛에는, 작지만 압도적으로 사람을 불태우는, 마법이 아닌 무언가가 있었다. 막 올라탄 배에는 책임지고 타야 하는 무언의 합의와 각오가 소녀들의 가슴을 울린다. 
  「·····코가네쨩」 
  키리코가 한 발 앞으로 나선다. 
  「함께, 가자……」 
  그 한마디면 충분했다. 망설이고 있을 시간은 없다. 금방이라도 터져나올 것 같은 용의 입꼬리를 향해, 네 사람의 행동은 말이 필요없이 신속했다. 먼저 키리코의 천이 코가네의 주먹을 덮고, 그것을 유이카의 물이 차게 해서 굳힌다. 마미미가 빗자루에 코가네를 태우고, 사쿠야는 짐승화된 완력으로 두 사람을 내던진다. 
  즉석 추진기에 탄 즉석 마법 주먹. 높은 가속을 붙여, 아슬아슬한 속도에서 코가네는 빗자루를 차고 다시 허공으로 뛰어올랐다. 화룡의 숨결이 그 입가에서 새어 나오기 시작했다. 
  「이거라도 먹고, 얌전히 잠들랑게!」 
  주먹은 한 때 세상에 있던 혼돈의 탑처럼 쭉쭉 고도를 올려, 이윽고 화염을 입에 가득 머금은 용의 안면에 힘차게 꽂힌다. 

  폭음.

  대량의 수증기가 부근을 쓰나미처럼 덮었다. 그에 따른 폭풍으로 모자가 날려가지 않도록, 머리에 깊이 짓누른다. 
  「·······정말로, 때려 눕혀 버렸어...?」 
  고깔모자의 그 틈으로, 굴뚝처럼 조용해진 용의 목이 들여다보였다. 더 이상 브레스를 저장하는 능력도 없이, 그 거구는 다시 쓰러져 조용히 도서관을 흔들었다. 
  「떨어지능겨~~~~!」
  견슴 마녀이면서 날 수단조차 없는 코가네를, 키리코의 천이 추적해 살며시 감싼다. 안개가 걷혀, 이윽고, 평온이 찾아왔다. 
  「성공인겨~~!」 
  낙하에서 살아나자마자 코가네가 일어나 포효를 울린다. 그 천의 감촉에의 데자뷰를 지금은 눈치채지도 못한다. 기쁨의 종소리가 다시 도서 거리에 울려 퍼졌다. 

  「...그래서」
  낮은, 남성의 목소리가 바로 옆에서 울린다. 
  「이건 어떻게 된 일이지?」 
  정장 차림의 남성의 등장과 때를 같이해, 날려버렸던 용의 머리가 불똥이 되어 주위에 쏟아진다. 
  「교, 교장……」 
  무심코 마미미도 자세를 바로잡는다. 용보다도 무서운 존재의 도래. 타다 만 불이 떨어져 거리를 수놓기 시작하는 불, 불, 불. 찰칵, 하는 지포 닫는 소리 하나로 그것들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역시 불을 끄는 마도사라고, 유이카는 마음속으로 혼잣말한다. 그것을 지금 입에 담았다면 자신이 지워지겠지. 
  「다시 말하지만, 입학하자마자 퇴학당하고 싶어 보이는군」 
   화재도 붕괴도 없어지고 원래대로 된 거리를 눈부시게 바라보고 있던 코가네가 얼굴을 뻣뻣하게 한다. 
  「...제발, 교장. 잘못한 것은 저희들입니다」 
  사쿠야가 한 발짝 앞으로 나와 그 뜻을 나타내자 다른 세 명도 그 뒤를 이었다. 
  「죄, 죄송,합니다...!」 
  「면목없습니다!」 
  「······죄송합니다아」 
  소녀 넷이 변명도 하지 않고 사의를 표하고, 황급히 한명 더 고개를 숙인다 
  「잘못했어라!!」 
  교장이 다섯 사람을 일별한다. 
  「······다치지는 않았나」 
  「········네, 네엣」 
  한숨을 쉬고 교장은 말을 이었다. 
  「너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태산 같다만, 지금은 상황의 확인과 보전이 우선이다. 여기서부터는 프로듀서의 지시를 따르도록」
  「하하...」 
  어디선가 또 한 명, 정장 차림의 남성이 나타났다. 
  「일단, 모두가 무사해서 다행이야. 하지만 이런 일은 앞으로 제발 자제해 줘」 
  반성의 뜻을 표하는 세 사람은 비에 젖은 들꽃 같았다(보라색 머리의 소녀를 제외하고). 
  「우선 네 사람이 분담해서 근처 구역을 확인해 줘. 마력 오염의 가능성도 있으니까 조심해서. 무슨 일이 있으면 반드시 보고할 것!」 
  각자 빗자루를 타고 산개하는 안티카. 적절한 마력 관리를 하고 있기에 그 정도의 마법을 사용한 후에도 자유자재로 날 수 있다. 
  「코가네는 어디 몸에 이상은 없어?」 
  「후에!? 음, 어디도 나쁘지 않구마! 멀쩡혀!」 
  「......그건, 그녀들이 걸어준 마법이지?」
  프로듀서가 가리킨 코가네의 주먹에는 아직 붕대 마법의 잔재가 남아있어 있었다. 
  「만약 그것이 걸려 있지 않았다면, 네 손은 불길에 타 버렸을지도 몰라. 최악이었다면 빗자루를 탈 수 없게 되었을지도. 이 일을 잘 기억해 두었으면 해. 그리고 그녀들에게도 감사를 표하도록. 그 순간적인 상황에서, 너를 믿고, 너의 안전을 제일 먼저 생각했어. 그러니까」
  코가네의 눈동자가 촉촉해지자마자, 중요한 것을 알아차린 듯 그 자리를 뛰쳐나갔다. 
  「얘들아~! 기다려~! 고마워요~! 내도 도울텡게~!」 
  그녀가 떠난 후에는 언제나 따뜻한 바람이 분다. 그것이 잠재적인 마법인지, 아니면 마법이 아닌 것인지, 지금의 프로듀서는 아직 알 수 없었다. 
  「이런이런... 그들에 대한 처벌은 사실 없는 건 아닌가?」
  교장이 묻는다.
  「대피보다 대처를 우선시했다고는 하지만 그녀들의 행동은 신속하고 정확했습니다. 저는 대처하고자 했던 그 생각을 평가하고 싶습니다. 그렇다고는 해도, 어떠한 벌칙은 후에 내리겠지만, 지금은 상황에 대한 대응이 먼저라고 생각했습니다」
  「나 참... 하지만 프로듀서, 자네에 대한 처벌은 별개다. 감독 책임이라는 것이 있다. 그러나 자네의 경우는, 감독하고 있었다고 말할 수 있을지 미묘하다만」 
  「아하하, 역시 들켰나요...」 
  그늘에서, 프로듀서가 한 명 더 나타났다. 
  「그녀들의 행동은 여기서 보고 있었습니다. 물론 위험한 상황이 되면 말릴 생각이었고」 
  그는 분신술의 명수였다. 
  「하지만 화룡은 깨어났다, 그 시점에서 네가 나오지 않은 이유는 뭔가」
  「확실히 화룡 상태가 된 용은 교장님밖에 대처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때 그녀들은 그것을 해결하려고 했습니다. 현재 안티카의 네 명은 우등생의 영역을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더욱이 마법사로서 대성하기 위해서는 이 일이 계기가 될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녀들을 위험한 상황에 처하게 해서는 안 된다. 그 일은 잘 명심해 두도록」
  「...네」
  「뭐 어쨌든, 이번에는 결과가 따르고 있다. 다행히 세번째 네가 대피 유도 을 한 덕에 눈에 띄는 인적 피해는 없다. 긴급시의 대응으로서 이번은 묻지 않도록 하지. 단, 네가 사용한 범위 성원술, 그 강도의 것은 요신청이다. 사적으로 행사한 것에 대해 반 달간 감봉 처분, 으로 해 두지」 
  「무언가 내다보신 건가요」
  「후, 나는 무르지 않다. 그녀들에게도 언젠가 전해야겠지. 화룡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고 더 이상 무모한 짓을 해서는 안 된다」 
  「그럼 감봉당하는 김에 하나 더 말씀드려도 될까요」 
  프로듀서의 눈 안쪽이 반짝반짝 빛난다. 
  「안티카에 멤버 상한선은 설정돼 있지 않겠죠?」 
  「무슨 말을 하고 싶은······· 아니, 그만두지. 학생 기관의 상한은 일률 5명이다. 이상. 돌아가도 좋다」 
  「감사합니다!」 
  말없이 프로듀서는 바람이 되어 사라졌다. 혼자가 된 교장은 지포를 꺼내어 이번에는 작은 불만 밝히고 손으로 담배를 피웠다. 연기가 바람을 타고 텅 비어버린 하늘을 잠시 채운다. 
  문득, 발끝에 책 한 권이 닿는 것을 깨닫는다. 
  「이런……흠.. 과연. 한때의 날개를 얻어, 기분 좋은 꿈은 꾸었는가?」 
  그 낡고 오래된 책의 표지에는 「책벌레」라고 기록되어 있었다.



  * * * 
 
  「영... 차」
  「될 것 같아? 아, 잠깐만! 하나, 둘」 
  「허리를 숙여서... 응. 조금 무거워. 다치지 않게 조심해」 
  「으, 응……!」
  「입구 쪽, 뭔가 굴러다니는데」 
  코가네의 마력이 모두의 손끝까지 가 닿는다. 빗자루 비행은 차치하고, 수화라든지 위성 마법이라든지 상형 마법이라든지는 지금의 그녀에게는 너무 고등해서, 그리 참고는 되지 않았다. 그런 그녀가 가장 먼저 습득한 것은, 견습마녀의 기초의 기초인, 마력을 나누어 주는 것. 촉진마법, 혹은 성원술이라고 불리는 이 마법들은, 마력을 주입한다는 점에서 모든 마법의 기초이며, 고등 마법사는 거의 대부분의 마법을 촉진 마법을 바탕으로 취급한다고 해도 좋을 정도다. 마력이 넘쳐나 어쩔 수 없는 그녀에게는 그야말로 안성맞춤인 마법이었다. 
  「천천히 가자! 하나, 둘, 하나, 둘」
  「하나..... 둘...... 하나...... 둘......」
  「미안. 너무 높이 든 걸까?」
  「하나~ 둘, 하나~ 둘~」
  「코가네, 너무 높이 든 거 아냐~?」
  「후에, 마미미도 들랑게~!」
  「아니, 누가 감독하지 않으면 위험하잖아-」 
  커다란 서가를 다섯이서 들고서 운반한다. 코가네의 마력공급 덕분에 안정적인 운반이 가능해졌다. 이제 도서를 흘릴 일도 없다.
  「좋~아, 오늘도 안티카, 출동이여~!」
  코가네의 목소리가, 한층 더 도서관안에 크게 울려퍼진다.


*  *  *


  같은 시간, 멀리 지상의 도서 접수처에서.
  「아, 저, 이 책은...」 
  창구로 다시 찾아온 소녀가 졸려 보이는 직원에게 접수증을 건넨다.
  「아아, 이쪽이군요. 무사히 대처는 완료된 것 같아요~」
  며칠 전 접수하러 왔던 소녀를 직원은 기억했다. 어딘가 머뭇거리는 모습에, 소극적인 분위기가 전해져 온다. 그녀는 마법생물의 책을 원하는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은 대출중인가 보네요~ 반납됐을 때 연락 드릴까요?」
  「네, 넷」
  「그러면 이름이~?」
  「에또, 마노 사쿠라기입니다」
  
 여기는 성 체리힐 학원. 넓고 넓은 도서관의 분명 어딘가의 서가에, 그녀의 이야기 또한 가라앉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