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는 신

2019. 11. 27. 02:16:: Library/번역



































































































가희 20에서 나온 서클 8비트 캔버스의 시키아스 책. 프레시키로 이미 한 경지에 오른 분이지만 요새는 시키아스에 푹 빠져 계신 듯. 여러 가지 이유로 이분의 프레시키는 번역하지 않기로 서원했지만, 시키아스는 괜찮겠지.

이분이 그리는 아이들은 멘탈이 너무 약해서 보고있으면 걱정될 정돈데, 이 책의 시키 역시 그랬다. 미움받는 건 익숙하니까, 하고 아무렇지도 않게 웃어넘기는 시키도 있을 법하지만, 이런 삐뚤어져 있는 인간적인(?) 시키도 있을 법 해. 프레시키는 쌍으로 그래서 읽는 게 괴로울 정도였지만, 여기의 아스카는 참 올곧은 아이라서 다행이다.


 “인간은 자주 ‘하지 않고 후회하는 것보다 하고나서 후회하는 편이 낫다’고 하잖아. 이거, 어떻게 생각해?” 

 “자주 그런지 안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그 말 그대로의 뜻이겠지.” 

 “그럼 예를 들어서,  현상태를 유지하는 것만으로는 악화될 뿐이라는 건 알고 있는데, 어떻게 하면 좋은 방향으로 향할 수 있을지 모를 때, 아스카 같으면 어떻게 하겠어?” 

 “뭐야 그건. 나라 경제 이야기인가?” 

  슈코는 나의 되물음을 변함없는 웃음으로 무시했다. 

 “일단 뭐든 좋으니까 바꿔보고 싶지 않아? 그냥 그대로는 아무것도 변하지 않고 말야.” 

 “뭐, 그럴지도 모르지.” 

 “그렇지?” 

슈코는 뒷짐지듯 손을 뒤로 옮기고, 몸을 아주 약간 기울였다. 

 “그런데, 높은 분들은 보수적이라, 갑작스런 변화는 안 된다더라. 하지만 현장에서는 그럴 수 없지. 손놓고 있으면 점점 좋지 않게 될 것 같으니까. 그러니까 이제 현장 독단으로 변화를 시켜도 되겠지?” 

 무슨 말을 하려는거지? 무슨 깜짝 쇼인가? 나는 라커 같은 곳에라도 프레데리카가 숨어있는게 아닌가 싶어서 방을 빙 둘러보았다. 숨기 쉬울 만한 곳은 저 탁자 뒤 정도인가.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 관찰대상한텐 이제 질렸어. 그러니까….” 

 두리번거리면서 신경을 쓰느라, 나는 까딱하면 슈코의 말을 놓칠 뻔 했다. 


 “널 죽이고 이치노세 시키의 반응을 보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