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3. 2. 18:33ㆍ:: Library/번역


























































한 걸음, 또 한 걸음. 온몸에 넘치는 고양감이 생각보다 빠르게 나의 몸을 움직이고 있었다.
"마노! 여기 여기!"
"후훗, 지금 갈게, 메구루!"
그 자리에서 멈춰 섰다가 몇 걸음 뒤에 있는 마노 쪽을 돌아보며 크게 손을 흔든다. 곧 마노가 따라잡고, 이번에는 둘이서 나란히 걷기 시작했다.
정말 며칠 전부터 계속 기대하고 있었던 것이라, 그만 마음이 앞서서 달려 나가 버렸다. 조금 반성.
하지만 오늘은 이 뒤로 시간이 충분히 있으니까, 조급해하지 않아도 괜찮아. 오히려 이동 중을 포함해서 둘만의 시간을 진득하게 즐겨보자. 그렇게 마음을 전환했다.
재잘거리며 마노와 보폭을 맞춰 걸어 나간다. 이른 오후의 이 시간대는 사람도 드물고, 왠지 차분한 공기가 흐르고 있었다.
앞으로 멋진 추억이 될 하루가 기다리고 있다, 그런 예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오늘은 이대로 근처 공원까지 가서 마노와 점심을 같이 먹을 예정이다. 그것도 그냥 점심이 아니라, 직접 만든 도시락을 가져오는 즉석 피크닉회!
마침 마노와 나의 일정이 맞을 것 같아서, 어디든 놀러 가고 싶네라는 이야기가 커져서 결정된 것이 이 모임이었다. 모처럼이니 약간의 피크닉처럼 하고 싶네, 라는 마노의 제안에 나는 망설임 없이 찬성했던 것을 기억하고 있다.
히오리는 아쉽게도 업무 사정으로 함께 오지 못했지만, 나와 마노를 향해 주먹밥을 잘 만드는 방법을 가르쳐 주었다. 히오리는 내 대신 마음은 주먹밥과 함께 데려가 주면 좋겠다고 전해주었다.
그런 히오리 선생님 덕분에 오늘 주먹밥은 나치고는 꽤 잘 만들어졌다… … 라고 생각한다.
분명 지금도 일에 매진하고 있을 히오리를 생각하며, 고맙다는 마음을 다시금 전한다. 하지만 그건 그거고, 이번 숙박회에서 뭔가 답례를 하고 싶네. 마노랑 상담해 볼까.
그런 생각을 하며 차근차근 걸음을 옮기다 보니, 언덕길에 다다른다. 목적지인 공원은 이 언덕 위에 있어서 걸어가기엔 좀 힘들다. 하지만 그만큼 전망도 좋고, 오늘처럼 날씨가 좋은 날에는 기분 좋은 조망을 혼자 독차지... 가 아니라, 오늘은 둘이서 차지할 수 있는 스폿으로, 마노와 내가 좋아하는 곳 중 하나였다.
목적지까지 앞으로 조금. 마음을 다잡고, 한 걸음씩, 꾹꾹 눌러 담듯 올라가다 보니, 문득 바람이 귓가를 휙 스쳐 지나갔다. 여름의 더위가 숨을 죽이고, 계절이 옮겨가는 틈새인 지금은, 바람에 은은하게 차가움을 느끼는 듯했다.
나로서는, 사계절은 모두 제각각의 색을 느낄 수 있어서 전부 좋아하지만... 여름에서 가을로, 확 지내기 편해지는 기후 변화는 분명, 음식이든 스포츠든, 여러 가지를 해보고 싶은 마음을 알 것 같았다.
하지만 이렇게 계절의 변화를 더욱 실감하고 있는 것은, 사실 마노의 영향도 꽤 크다고 생각한다.
마노에게 여러 식물이나 동물의 지식을 배운 덕분에, 이전보다 더 거리의 미묘한 변화를 느낄 수 있게 된 실감이 있었다. 일상 바로 곁에 계절의 변화가 많이 있다는 것을 이해하면, 나날이 작은 발견이나 즐거움을 찾을 수 있게 되어, 생활에 다채로움이 더해지는 듯했다.
"앗"
예를 들면, 이런 때라든가.
마노가 문득 소리를 내며 멈춰 섰기에, 나도 그 옆에 서 본다. 마노의 시선이 끌리고 있는 곳을 따라가 보니, 보도변 나무에 새가 앉아 있었다.
역시, 라고 생각하며, 나는 슬쩍 물어본다.
"혹시, 저 새?"
"응. 히요도리(직박구리)라고 하는데 말이야, 가을부터 겨울에 걸쳐서 볼 수 있는 새야."
"그렇구나," 하고 맞장구를 치면서, 새를 빤히 쳐다보았다. 온몸을 차분한 회색으로 감싼 모습은 어딘가 기품 있는 자태로, 예쁘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노와 함께 새를 볼 수 있었던 것도 소소한 행운이긴 하지만, 내 안에서는 어느 쪽이냐 하면, 역시 마노는 새를 정말 좋아하고 박식하구나 하는 감회가 더 강했다.
그리고, 좋아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는 마노는 무척 즐거워 보이고, 올곧고, 반짝반짝 빛난다. 마노의 멋진 점이고, 내가 좋아하는 점이다.
그 후, 마노에게 직박구리에 대해 이것저것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나무에 앉아있던 새가 날아가 버렸다. 조금 아쉽지만, 또 만날 수 있으면 좋겠네 하고 말을 주고받으며 우리도 슬슬 걷기 시작했다.
그리고 조금 시간이 지나자, 목적지인 공원이 보였다. 생각했던 것보다 시간은 걸려버렸지만, 배를 채우기 전 준비운동으론 딱 좋은 운동이 된 것 같아 다행일지도.
공원에 들어서서 주변을 둘러보니, 마침 벤치가 비어 있어서 그곳에 앉기로 했다. 높이 솟은 태양이 드문드문한 구름 사이로 힘차게 얼굴을 내밀고 있었다. 포근하고 따뜻해서 기분 좋은 날씨는, 느긋하게 즐기는 점심 식사에는 안성맞춤이었다.
"자, 사쿠라기 씨, 도시락 준비를 해 주시겠습니까?"
"후훗, 네. 지금 바로 준비하겠습니다."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기 전에 먹어버리자.
각자 가져온 도시락 통을 꺼내고. 잘 먹겠습니다. 두 사람의 목소리가 겹쳐졌다.
오늘의 메인인 주먹밥과, 도시락 통에는 함께 먹을 반찬이 몇 가지 들어있다. 계란말이나 문어 소시지 같은, 좋아하는 것들을 잔뜩 채워 넣었더니 꽉꽉 들어차 버렸다. 하지만 그 꽉 찬 만큼 지금 기분도 고양되어 있으니까, 결과적으로 다 잘된 셈이라고 생각한다. 응, 응.
주먹밥은 각자 두 개씩 만들어 왔기 때문에, 그중 하나는 자기가 먹을 용도, 다른 하나는 교환용으로 하기로 했다. 주먹밥 교환은 오늘 일정을 짤 때부터 하이라이트 같은 이벤트로 정해뒀던 거라, 나는 기대감에 더는 기다릴 수 없어서 냉큼 교환부터 하기로 했다.
마노를 위해 쥐어 온 주먹밥을 건네고, 답례로 마노의 주먹밥을 받는다. 그 확실한 무게가 손바닥에 전해지자마자, 나는 자연스럽게 가장 먼저 든 감정을 말로 내뱉고 있었다.
"마노 주먹밥, 귀여워!"
"후훗. 고마워, 메구루쨩."
마노의 주먹밥은 전체적으로 동글동글한 모양을 하고 있었다.
수제 느낌도 나고, 무엇보다 상냥하고 소중하게 쥐어졌다는 게 절실히 느껴지는 듯해서. 왠지 무척 마노다운 인상을 받았다.
정말 멋져서 보고만 있어도 행복한 기분에 휩싸이는, 한편으로.
나의 의식은 마노에게 건넨, 내가 직접 만든 주먹밥으로 향하고 있었다.
"내 거, 괜찮을까......? 이상하지 않아?"
아까까진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왠지 갑자기 걱정이 되기 시작한다. 히오리에게 배운 대로 제대로 만들었고, 괜찮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그런 내 불안을 씻어내려는 듯. 마노는 내 말을 듣자마자 곧바로 고개를 가로저었다.
"전혀, 그렇지 않아. 게다가......"
잠시 뜸을 들이고, 마노의 시선이 손으로 떨어진다. 마노의 양손은 줄곧, 내 주먹밥을 소중하게 감싸고 있어 주었다.
"이 주먹밥에는 메구루쨩의 마음이 가득 담겨 있으니까...... 정말 멋져. 먹어버리기 아까울 정도로."
나의 흔들리던 마음을 부드럽게 가라앉히듯, 마노의 목소리가 귓가를 울린다. 함께 나를 향해 지어준, 마음이 놓이는 듯한 미소가 상냥하고, 눈부셔서.
문득, 안도의 숨이 새어 나온다.
"——역시, 마노는 대단해."
"에헤헤. 고마워, 마노!"
기쁘고, 안심되고, 따뜻한 것이 넘쳐흐른다. 끌어안을 수 없을 만큼 벅차오르는 마음을 가능한 한 꾹꾹 담아서, 감사의 말을 마노에게 보냈다.
솔직히, 사실은 지금 당장에라도 마노를 껴안고 싶은 기분으로 가득하지만. 서로 주먹밥을 들고 있는 상태니까, 일단 참기로 했다. 나중에 눈으로 잔뜩 허그해달라고 해야지.
수다를 떨면서, 느긋하게 점심을 즐기고 있었다. 마노가 고른 연어 속재료는 꽤 모험적이라 재미있고, 내 연어도 좀 더 모험해 봐도 재미있었으려나? 하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호와......"
마노 곁으로, 비둘기가 모여들었다. 얼핏 본 느낌으론, 네다섯 마리일까. 어느 아이도 피쨩(마노가 키우는 비둘기)과는 느낌이 다르니까, 아마 평소부터 이 주변에서 생활하고 있는 아이들이라고 생각한다.
역시 급작스러워서 그런지, 마노도 처음엔 깜짝 놀란 기색이었지만. 금세 익숙하고 친근한 어조로, 비둘기들에게 말을 걸고 있었다.
"안녕. 후훗, 이건 먹으면 안 돼."
마노도 행복한 듯 볼을 풀고 있고, 비둘기들도 침착해 보이는 모습으로. 뭐랄까, 자연스러운 공간 같아서, 서로 신뢰하고 있는 멋진 관계로 보였다.
나는 그 다정한 모습을, 마노의 바로 옆이라는 특등석에서 바라보고 있었다. 별로 자세하게는 모르지만, 힐링이란 건, 이런 걸 말하는 걸까.
"......? 왜 그래, 메구루쨩?"
비둘기와 즐거운 듯 이야기하던 마노가, 이쪽의 시선을 눈치챈 것 같아, 의아해하는 표정을 향해온다.
비둘기들도 포함해서, 오늘 눈에 비치고 있는 정경이, 어딘가 그리운 감촉을 기억해 내서. 간지러워서, 웃음이 흘러나온다.
"뭐랄까, 우리들이 처음 만났던 무렵이 떠올라서."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새 꽤 멀리까지 온 기분이 들지만. 지금도, 내 기억 속에는 또렷하게 새겨져 있어.
우리들이 아직, 막 아이돌이 되었을 무렵. 마노와 히오리에게, '처음 뵙겠습니다' 인사를 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싹이 트기 시작했을 무렵.
그때도 분명, 이렇게 공원에서 마노와 함께 시간을 보냈었지. 수많은 비둘기와 피쨩에게 둘러싸여 있는 마노를 보고, 꽤 놀랐던 기억이 있어."
그때의 일이, 지금도 이렇게 인상 깊게 남아있는 건, 분명 마노를 더 잘 알게 된 계기가 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좋아하는 것이라거나, 소중하게 여기고 있는 것이라거나, 마노가 처음 보여준 일면이, 나와의 거리를 좁혀준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처음 뵙겠습니다'를 했던 무렵부터 지금이 되어도, 변하지 않는 것도 있다.
"에헤헤...... 마노는, 역시 귀여워!"
"......! ......후훗"
보고, 이야기하고, 닿고. 여러 가지 형태를 통해서, 마노의 다양한 면을 알고, 느껴왔다. 그중에서 내가 생각하는 마노의 매력이라고 하면, 그건 이제, 셀 수 없을 만큼 많이 있지만.
귀여워. 이건 가장 먼저 떠오르고, 빠뜨릴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니, 오히려 매일 진화하고 있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그 감각은 내 안에서, 어딘가 그리우면서도, 지금도 윤기 있게 빛나고 있었다.
만난 지 얼마 안 됐을 무렵엔, 일거수일투족이 그저 귀여워서, 같이 있는 것만으로 엉겁결에 껴안고 싶어질 만큼 귀여워서.
귀엽다는 말을 들으면, 부끄러운 듯이 볼을 붉히거나, 시선이 빗겨나거나 하는. 그런 점도 또 무척 귀엽지만!
지금은 전보다 훨씬 더, 귀엽다는 마음을, 빙그레 받아주게 되었다.
내가 줄곧 귀여워! 라고 말해온 덕분...... 이라는 건, 내 과대평가일까.
마노도 조금씩 변해가고 있구나, 하고 생각한다. 그렇긴 해도 물론 어떤 마노도 멋지고, 정말 좋아하는 건 변함없다. 흔들림 없는 확신이 있었다.
"저기, 마노──"
가슴을 채우는 감정에 이끌리는 대로, 마노에게, 새롭게 말을 꺼내려던 참이었다.
"와앗......!"
갑자기, 비둘기들이 모두 날아올라 버렸다. 혹시, 내 목소리에 놀라게 해 버린 걸지도 모른다.
"나, 또 깜짝 놀라게 해 버렸으려나......?"
그러고 보니, 옛날에도 이렇게 놀라게 해 버린 적이 있었던 것 같다. 또다시 반성.
비둘기에게도 마노에게도, 미안한 마음을 안고 있자니. 조금 생각하는 듯한 틈이 생긴 뒤, 마노가 눈부셨다.
"......분명, 우리들을 보고 있어서, 비둘기들도 배가 고파진 게 아닐까"
장난스럽게 말하는 마노의 시선은,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분명 조금 전까지 거기서, 지금은 완전히 모습이 보이지 않게 되어버린, 비둘기들이 날고 있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마노의 부드럽고, 명랑한 미소가, 나를 향해주고 있었다. 확, 하고 꽃이 피는 것처럼, 마음이 화려해진다.
서로 마음을 전하고, 확인하고. 그렇게 해서 한 걸음씩 보폭을 맞추며, 손바닥을 겹쳐서 나아가면, 분명 괜찮아. 그런 예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두 사람 다 준비해 왔던 도시락을 남김없이 먹어 치우고, 한숨 돌린다. 문득 시선을 올리니, 드문드문한 구름 사이로 맑은 하늘의 푸름이, 선명하게 시야에 비치고 있었다.
시간이 느긋하게 흐르고, 눈도, 마음도, 만족하고 있어서. 행복하구나, 하고 기쁨을 곱씹고 있었다.
이대로 이렇게, 빈둥빈둥하고 있어도 정말 좋지만.
"마노...... 나, 마노의 마음, 엄청 전해지고 있어."
피쨩과는 옛날부터 함께 지내왔고, 마노의 가족이니까. 말로 통하지 않아도, 분명 마노와 피쨩은 통하는 것이 있을 거라고 생각해.
"비둘기들의 기분이나 생각은, 전부 알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상상해서, 알려고 하면, 분명, 무언가 알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는 거야"
일대를 완만한 바람이 불고 지나가며, 공원의 나무가 가지를 흔든다. 팔랑 하고 춤추듯 떨어지는 나뭇잎이, 어딘가 천천히 보였다.
"그런, 서로 다가가 줄 수 있는 것이, 더 좋게, 소중하게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면 좋겠네, 하고"
잘 정리하지 못했을지도 모르지만...... 하고 조금 자신 없는 듯 마노가 말을 덧붙인다. 시선이 천천히 떨어지고, 꽉 쥐어진 손바닥을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마노에게, 그렇지 않아, 라고 불식하듯이, 바로 목소리를 높이고 있었다.
피쨩과 함께 지내고 있거나, 동물들을 좋아해서 자세한 것뿐만이 아니라. 그것을 마주하는, 마노의 사고방식이나 자세가, 지금의 마노를 만들고 있구나, 하고 납득하고 있었다.
일도, 사적인 시간도,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왔으니까. 여러 부분에서 존경이라든가, 동경이라든가, 사랑스러움이라든가, 다양한 감정이 태어났다.
많은 시간을 마노와 보내오며, 많은 마노를 알아왔다. 그중에서는, 귀여운 것만이 아닌, 무척이나 멋진 점을 실감해왔다.
자신의 마음을 확실하게 전할 수 있는 것. 소중히 하고 싶은 축을 올곧게 관철할 수 있는 것.
그래도 여전히, 나는 마노의 일부밖에 몰라서. 함께 지내다 보면 새로운 발견이 있어서. 그렇게 해서 마노를 알 때마다, 더 좋아하게 되고, 소중하게 생각할 수 있다.
분명, 서로에 대해 모든 것을 다 안다는 건 불가능해서. 매일, 작은 변화를 반복하고, 영향을 서로 주고받으면서, 우리들은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변해가기 때문에야말로, 새로운 일면을 날마다 만날 수 있다. 분명 그것은, 우리들의 사이를 이어주는 것을 더욱 강고하게 하고, 더욱 유대를 강하게 해 준다. 그래, 믿고 있다.
처음 만났던 그날부터, 앞으로의 미래까지, 계속, 계속. 나는, 여기에 있고 싶어.
소중한 사람의, 곁에.
"나 말야, 마노에 대해, 좀 더 좀 더, 잔뜩 알고 싶어!"
이 마음을, 오늘의 추억과 함께, 앨범의 한 페이지에 새기듯이. 말로 한다.
"그러니까, 앞으로도 함께 있었으면 좋겠어"
내 안에 있는 것이, 마노에게도 닿기를. 그렇게 바라면서, 나는 마노에게 전했다.
마노는 상냥하게, 받아주었다. 포근하게 감싸주는 듯한 목소리로, 말을 돌려주었다.
"응. 나도, 메구루쨩과 함께 있고 싶어"
"마노, 이다음에는 어떻게 할래? 어디 가고 싶은 곳이라도 있어?"
애초에, 점심 먹은 뒤에는 '노 플랜'이었기 때문에, 그때 가서 생각하자는 것으로 하고 있었다. 나는 마노와 함께라면, 어디서든 즐길 수 있으니까, 마노가 가고 싶은 곳에 가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다.
잠시 동안, 정적이 흐른다. 그만큼 마노가, 올곧게, 진지하게, 생각해주고 있다는 게 느껴져서, 기쁘구나 하고 생각해버린다. 마노에게 맡겨버리고 있는 건, 좀 짓궂을지도 모르지만.
"메구루쨩이 괜찮다면 말인데...... 최근 오픈한 잡화점이 있어서, 같이 보러 가고 싶어서"
마노의 멋진 제안. 대답은 생각할 필요도 없었으니까, 즉석에서 대답을 하려고 하자, 그보다 빨리 마노가 입을 열었다.
"모처럼이니까, 좀 더, 메구루쨩이랑 지내고 싶어서, 라고 생각하니까"
슴 깊은 곳이, 징- 하고 떨린다.
마노는 대단해. 가슴속이 따뜻한 것으로 가득 차서, 흘러넘쳐 버릴 것 같다. 하지만 한 방울이라도 흘리고 싶지 않으니까, 전부 통째로, 꽉 끌어안는다.
정말 좋아해. 올곧게, 그렇게 생각했다.
"응! 좋아!"
오늘이라는 시간을, 철저하게 만끽하기 위해서. 우리들은 둘이서 함께 일어서서, 걷기 시작했다.





































































1:
예를 들어, 거리의 쇼윈도. 학교 복도에 있는 거울. 문득 모습이 비칠 때마다, 나는 그것들을 좋아하지 않았다.
세상에 나를 섞었을 때만, 이물질이 섞여 드는 것 같은 감각이 있었다. 눈을 휘둥그레하게 만들 만큼, 이질적인 무언가.
보통이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은, 얼마나 죄가 되는 것일까.
저쪽에서도, 차별은 있었다. 아버지와 걷고 있는 것을 보게 된 후부터다. 아시아를 나타내는 제스처로 놀림당했다. 하지만, 그때는 아빠의 존엄을 지키는 마음으로 당당히 있을 수 있었다. 게다가 주변에는 다양한 뿌리를 가진 아이들이 있었기에, 나도 그 속에 섞여 있을 수 있었다.
이쪽에서는, 대부분이 같은 민족이었다. 처음에는 그 광경이 더 이질적으로 보였지만, 조금 지나자 그것은 역전되었다. 나는, 송사리 어항에 헤매어 들어간 금붕어 같았다. 악착같이 눈에 띄는 것이 바로 이것. 나는 구별되고 있었다. 하지만, 아아, 모르는 거겠지. 그것의 무엇이 나를 고독하게 하는지. 어디에도 소속될 수 없는 것의 무엇이 고독인지. 분명, 다른 사람으로선 모르는 것이겠지. 직접적인 놀림뿐만 아니라, "멋지다" "부럽다"는 말조차도, 이 자리에서 나를 배제한다는 것을.
아빠와 엄마에게도 털어놓지 않았다. 슬프게 하고 싶지 않았고, 아빠도 엄마도, 나의 처지는 이해할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주변의 모두가, 타고난 속성을 당연하게 향유하고 있는 것이 신기했다. 나는, 언제나 의지할 곳 없이 공중에 있는 한 줄기 밧줄 위를 걷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교실에 있을 때, 길을 걸을 때, 역에서 기다릴 때, 옷을 살 때, 머리를 빗을 때. 세상과 관계될수록, 나는 혼자가 되었다.
아아, 모르겠다. 아무도 내 마음은 모른다. 그러니까 나도 알 리가 없다. 분명 누구의 마음도.
2:
봄은 상냥한 계절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내가 봄에 태어났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혹은 성씨에서 유래했을지도.
작은 새가 노래한다. 그러니까, 나도 흥얼거렸다. 노래하고 있을 때는, 나도 작은 새. 혼자가 아니었다.
바람이 불고, 꽃이 흔들린다. 구름이 흐르고, 햇살이 반짝인다. 나뭇잎이 춤추고, 파도가 인다. 작지만, 많은 생명. 혹은 생명 같은 섭리. 나는, 혼자가 아니다.
그래, 혼자가 아니다.
......정말로 그럴까? 혼자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은 나뿐이고, 주변에서 보면, 나는 혼자인 것은 아닐까.
교실에서 보는 하늘은 예쁘다. 쉬는 시간의 북적거림도 싫지는 않다. 선생님이 칠판에 분필을 달리는 소리는 기분 좋고, 수조의 금붕어가 꼬리지느러미를 흔드는 모습에는 눈을 빼앗겼다.
하지만, 그 마음을 누군가와 나누고, "그렇지"라며 함께 웃었던 기억은 없다. 내가 느끼는 마음은, 내 안에만 존재한다. 바깥의 누군가에게 영향을 미치는 일은 없다.
그렇게 생각하면, 혹시, 나는 혼자인 것은 아닐까?
내가 평범한 아이였다면 어땠을까? 더 세상에 녹아들지 않았을까?
아니, 평범함이란 무엇일까. 바로 나를 가리키는 것 같기도 하고, 나와는 무관한 단어인 것 같기도 하다.
나, 라는 건 무엇일까.
멍하니 그런 생각을 하며 하교 준비를 했다. 가방에 교과서를 넣고, 계단을 내려갔다.
계단 창문으로 들어오는 노을 빛. 취주부(관악부)가 연습하는 방과 후의 음색. 어딘가에서 운동을 하는 학생들의 함성 소리. 그것들을 마음속에 부드럽게
스며들게 하면서도, 나는 그 어디에도 섞이지 않는다.
현관에 걸린 긴 거울. 내 모습이 비친다.
아아, 머리가 뻗쳐 있다. 몰랐다.
그런가. 그런 것조차 하루 종일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구나, 싶다.
3:
그녀의 첫인상은 목소리다. 참 사랑스러운 목소리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름. '마노'라는 울림. 아, 목소리에 딱 맞는 이름이라고 생각했다.
그녀는 고개를 숙이기 일쑤라, 좀처럼 나와 눈이 마주치지 않았다. 마치 건드리면 부서질 것 같은 설탕 과자 같다.
나는, 나 자신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함부로 들여다보지는 않았다.
그저 그녀와 호흡의 속도를 맞추고, 같은 속도로 말을 걸었다.
괜찮다면, 나를 무서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괜찮면, 나를 받아들여 줬으면 좋겠어.
그런 마음을 담아 입꼬리를 올렸다.
세상에서 겉도는 나는, 세상을 사랑함으로써 연결을 가지려 하고 있었다.
그렇게 하면 간신히 몸이 중력을 갖는 기분이 들었다. 박애가 나에게는 생명줄이었다.
하지만, 문득 그녀의 눈이 이쪽을 향해 나의 깊은 곳을 바라봤을 때, 쿵 하고 가슴이 뛰는 것을 느꼈다.
그녀는 입을 열어 이렇게 말했다. "파란 눈, 예쁘네요" 라고.
그런 말은 오랜만에 들었다. 최근에는 "메구루쨩은 이제 어디를 봐도 일본인이야"라며, 재미있을 정도로 제외되면서, 막연하게 잘 지내오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지금 뭐라고 했지? 나를 놀라울 정도로 솔직하게 보고, 말을 고르지 않았다.
내가 호흡을 맞추려 했던 것과 정반대로, 말하자면 눈치 없는 그런 말을 했다. 박애와는 전혀 다른, 소박한 눈동자로.
기뻐, 고마워! 라며 나는 확 얼굴을 밝게 했다. 그녀도 방울이 굴러가듯 미소 지었다.
나는 상처받는 것도 선택할 수 있었지만, 그것은 어쩐지 자의식 과잉 같은 기분이 들어 마음의 가시를 살며시 쓰다듬어 내렸다.
이번에는 사양하지 않고, 파란 눈동자로 바라보니, 그녀는 조금 부끄러운 듯, 하지만, 간지러운 듯 웃어 보였다.
마치 봄바람 같다고 생각했지만, 나는 그것을 입 밖에 내지 않았다.
4:
어떤 때, 메구루가 물었다.
"마노라는 이름에 유래가 있어?"
갑작스러운 화제에 나는 조금 놀랐다. 하지만, 제대로 대답해야지 생각하고 마음을 가라앉힌 뒤, 부모님의 말씀을 옮겼다.
이름의 유래는 진주이다.
진주는 조개 속에서 시간을 들여 길러지는 보석이다. 파도나 모래 등의 외부 자극을, 아름다운 층으로 바꾸는 힘을 가지고 있다.
작은 상처를 품어도, 그것을 감싸 안고, 빛으로 바꾸어 나갈 수 있도록―― 그런 부모님의 소원이 담겨 있다고 이야기했다.
"진주………………"
메구루는, 왠지 눈을 크게 뜨고, 그러고 나서 몇 번이나 끄덕였다.
나는 "하지만, 갑자기 왜?"라고 물었다. 메구루는 후후훗 하고 웃었다.
"사실은 첫 대면 때부터 말이야. 마노라는 이름, 마노에게 딱 맞다고 생각했어! 그래서 물어보고 싶었어"
나는 심하게 후회했다. 자기가 보석이라고 말한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우물쭈물하며, 어디까지나 부모님의 소원일 뿐이고, 나는 그런 사람은 아니라고 변명했다.
메구루쨩은, 크게 눈을 깜빡였다. 그리고 메구루쨩치고는 드물게, 입에 담을 말을 망설이는 듯한 기색이 있었다.
겨우 나온 말은, 또다시 나를 놀라게 한다.
"마노는 자신이 보석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거야?"
물론이었다. 보석이라니 생각한 적도 없다. 붕붕하고 위아래로 고개를 흔들었다.
메구루쨩은 웃기다는 듯이 웃고 있었다.
"정말, 알겠어! 하지만 기억해 둬. 자신이 진주라고 결정하는 건 자신이 아니야. 태어날 때부터 진주는 진주야."
그러니까, 언젠가 자신이 보석이라고 인정받는 날이 올 거야.
메구루쨩은, 꾸밈없는 목소리로 그렇게 말해주었다.
그때는 조급한 마음으로 가득 차 있어서, 제대로 듣지 못했던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하지만, 그것은 생각보다 나에게 중요한 말이었던 것 듯, 내 마음속에 계속 남아 있었다.
잊지 않는다. 그건 레슨을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봄과 여름 사이의 날의 일. 갓 세탁한 저지에 소매를 넣으며 나누었던 대화.
5:
나는 정말로 내가 싫어진다.
누군가와 이야기하고 있으면, 무심코 "상대가 요구하고 있는 말"을 찾게 된다.
지금도 그렇다. 마노가 "보석이 아니야"라고 말하는 바람에, 뭐라고 말해야 할 것 같아 초조해졌다.
바로 "나에게 마노는 보석!"이라고 말하려 했다.
하지만 목구멍까지 나왔던 그 말을 집어넣었다. 어쩐지, 다르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거짓말은 아니지만, 사실도 아니다. 나에게 마노가 보석처럼 "특별"하다고는 말할 수 없을 것 같았다.
마노는 매우 순수한 아이야. 그것은 나에게 미덕이었다. 그래서 그녀에 대해서는 특히 진지하고 싶었다.
그렇게 그녀를 향한 말은, 과연 최적이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적어도 솔직한 마음을 입에 담았다. 사람은 태생을 선택할 수 없다. 태어났을 때부터 속성은 정해져 있는 것이다.
마노는 부끄러운 듯 곤란한 듯한 얼굴로 "메구루쨩은?"이라고 물었다.
"메구루쨩의 이름 유래도……"
가르쳐 줬으면 좋겠어, 라고 말했다.
나는 대답했다.
사계절이 순환하듯, 아름답게 변천하며 성장해 주기를.
사랑이 돌고 돌아, 인생을 풍요롭게 해 주기를.
많은 사람에게 은혜를 베풀고, 또 은혜를 받는 사람이 되기를.
그런 소원이 담겨 있다고.
마노는 가슴 앞에서 손을 모으고 끄덕끄덕 끄덕였다. 정말 멋지다고 말해주었다. 메구루쨩답다고.
고마워! 라고 웃었지만, 조금은 씁쓸한 기분도 있었다. 만약 '나답다'고 생각된다면, 그것은 '겉보기의 나'인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노는 그 뒤에 이렇게 덧붙였다.
"메구루쨩도, 정말로 그렇다고 인정할 날이 오지 않을까. 지금은...... 모른다고 해도."
두근거렸다.
이 아이는, 어디까지 타인을 꿰뚫어 보고 있는 걸까?
혹시, 알고 있는 걸까?
이 아이는, 내 마음을.
6:
또 저질러 버렸다.
어째서 "지금은 모른다고 해도" 같은 말을 해버린 걸까. 이미 메구루쨩은 실감하고 있을지도 모르는데.
내가 들어서 기뻤던 말을, 똑같이 되돌려주면 기뻐해 줄 거라고 생각하다니, 그럴 리가 없는데.
나와 메구루쨩은 전혀 다른데
생각해보면, 첫 대면 때부터 실수를 했었다.
그 "파란 눈이 예쁘다"는 말. 나는 후회하고 있다.
만나고 나서 시간이 흐른 지금이기에 비로소 안다. 메구루쨩이 멋진 것은 마음속인데, 어째서 외모를 칭찬해버린 걸까.
외모도 물론 메구루쨩이고, 정말 매우 멋지지만. 하지만, 일하는 곳 사람에게 그것을 칭찬받았을 때의 메구루쨩은, 언제나 왠지 억지로 기뻐하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상대가 어떻게 받아들일지를 생각하고, 말을 고를 수 있으면 좋을 텐데. 나는 그것이 매우 서툴다고 생각한다. 솔직하다고 해서, 악의가 없다고 해서, 무엇이든 허용되는 것은 아니다.
나도, 메구루쨩처럼 될 수 있다면 좋을 텐데. 보석 같은 건 되지 않아도 되니까, 나도, 사랑을 돌고 돌려, 누군가와 나누며 살아가고 싶다.
라니.
7:
학교 쉬는 시간, 내 자리에 놀러 와 주는 아이는 없었다. 내 옆자리는 언제나 비어 있었다.
누구와도 말하지 않고, 교실을 지나가는 바람의 기분 좋음만을 느끼고 있었다. 나조차도 누군가의 자리에 갈 용기는 나지 않았으면서, 그것은 눈치채지 못한 척을 했었다.
그래서, 메구루쨩이 해준 말이, 매우 기뻤다.
있어.
곁에 있어.
곁에 있어 달라고, 그렇게 말해 준다면, 나도 용기를 낼게. 곁에 있게 해줘. 그렇게 대답할게.
아니, 대답하는 것뿐만이 아니야.
나도 말하게 해줘.
좋아해, 메구루쨩.
미안해, 나는 말을 고르는 게 서툴러. 그저 생각한 것밖에 말하지 못해서 상처를 주는 일이 많아. 이 마음도 그래. 일방적이라고 생각하지만, 부탁이야, 전하게 해줘.
정말 좋아해, 메구루쨩.
세상에 단 한 명뿐인 메구루쨩. 특별하다거나 보통이라거나, 그런 말로는 담을 수 없어. 무척 소중한 존재야. 메구루쨩의 곁에 있고 싶어. 계속 계속, 곁에 있고 싶어.
메구루쨩이 외로울 때는 위로해 주고 싶어. 능숙한 말은 할 수 없으니까, 싫지 않다면 안아주게 해줘. 대신, 메구루쨩이 기쁠 때는 마음껏 안아줘. 그렇게 해서, 눈물이 날 정도로, 서로 웃자.
작은 새의 노랫소리. 바람이 불고, 꽃이 흔들린다. 구름이 흐르고, 햇살이 반짝인다. 나뭇잎이 춤추고, 파도가 친다. 반짝이는 듯한 아름다움.
교실에서 보는 하늘. 쉬는 시간의 활기찬 모습. 칠판에 분필이 달리고, 금붕어가 수면의 하늘에 꼬리지느러미를 흔들고, 눈을 빼앗기는 소박한 행복.
말로 할 것까지도 없는 변화를, 바짝 붙어서 눈에 담자.
메구루쨩, 있잖아. 메구루쨩과 만나고 나서야 알았어. 나는 계속 혼자였어. 지금은 다르니까, 그래서 알게 된 거야.
저기, 메구루쨩.
나에게 머물 곳이 있다고 생각할 수 있는 게, 메구루쨩의 곁에 있을 수 있다는 게, 이렇게나 행복한 건 줄 몰랐어.
8 :
특별함을 만들지 않을 것.
그것은, 내가 특별해지지 않기 위한 주문이었다. 내가 세상에 받아들여지기 위한 기도였다.
그런 과거의 자신에게 면목이 없다.
내가 다른 어떤 대단한 사람이 아닌 나인 채로, 사랑받을 수 있다. 누군가의 곁에 있을 수 있다. 이런 행복을 누려도 정말 괜찮은 걸까.
가벼운 발걸음으로 꽃집 문을 들어선다. 이 행복을 나누고 싶어서, 아무 날도 아니지만, 마노에게 꽃다발을 선물하려 한다.
"마가렛? 고마워……!"
"에헤헤, 마노 같다고 생각해서 골랐어!"
마노가 얼굴에 가까이 대고 향기를 맡는다. 그 모습에 미소 지으며, 나는 물었다.
"저기, 기억해? 예전에, 이름의 유래를 물어봤을 때 말이야."
"기억해!"
"그때, 사실은 말하지 않았던 게 있어서……."
"? 말하지 않았던 거……?"
"응. 내 진짜 이름."
마노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하치미야 메구루 마가렛. ──그래서 미국에서는 메구라고 불렸었어."
"……!"
마노는 놀란 기색으로, 꽃다발을 꼭 쥐었다.
"그리고, 마가렛의 어원은 말이야…… 일설에 따르면 진주래."
마노의 손을 덮듯이 감싸며, 나도 꽃다발을 쥐었다.
"그러니까, 이건 우리의 꽃이야."
"메구루쨩이랑, 나……."
마노가 표정을 누그러뜨리며 꽃을 바라보고는, 다시 한번 나를 쳐다보았다.
"같은 거구나……."
"응, 같아!"
"메구루쨩이랑은 완전 다르다고 생각했는데."
"같은 거야!"
이 나라에 적응하기 위해, 나는 그곳에서의 이름을 숨겨왔다. 하지만 마노에게라면, 이제 내 모든 것을 받아들여 줄 거라 생각했으니까. 그래서 이 꽃을 선물함과 동시에, 나는 말해야만 한다.
나에게 있어 마노는 보석이라고.
"진주 같은 너와, 앞으로도 계속."
있지, 마노. 나에게 머물 곳이 있다고 느낄 수 있다는 게, 마노의 곁에 있을 수 있다는 게, 이렇게나 행복한 일인 줄은 몰랐어.







SSF09에서 나온 마노메구 합동지. 다른 일루미 합동도 그렇지만 어떻게 이렇게 호화 멤버만 모으는걸까 싶을 정도로 샤니마스 2차창작 올스타즈? 같은 느낌의 합동지였다.
내용도 너무 좋았어. 일루미가 서로의 진로에 영향을 주는 점이라든가, 메구루의 미국 이름이 마거릿이라든가 하는 이야기는 공식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의 완성도의 이야기가 뒷바침하고 있었다. 대부분의 이야기에서 어떻게든 히오리가 들어가버리는 점에선 웃었어.
작가 후기에 나온 카드 커뮤들도 다시 읽어보니 새삼 새로웠다. 특히 우정의 꽃보라. 이렇게 처음 서폿부터 둘이 닮아 있었구나 싶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