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9. 25. 15:34ㆍ:: Library/번역
가희 28에서 나온 서클 소라이로크레용의 치유키 책.
아이돌마스터라는 시리즈의 출발점이 어땠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많은 수의 프로듀서가 P와 아이돌간의 유사연애?물로 즐기고 있는 모양인데, 그런 걸 한번도 바란 적 없는 사람으로서는 P돌은 업계 사람이 팬이나 동료랑 하는 것보다 더(?) 문제 아닌가? 하는 의문이 늘 있었다. 노골적으로 표현하면 상품에 손을 대서는 안 된다 같은 관점도 있고. 뭐 의문은 의문일 뿐이고 각자 어떻게 즐기건 태클걸 생각 전혀 없지만. 아무튼 모두가 눈감고 지나가는 그런 부분을 콱 찌르고 들어와서, 심지어 프로듀서가 거절하는 이야기라서 놀랐다. 아이돌이란 무엇인가, 라는 주제가 나오면 못 지나가는 병이 있지만 이번에는 생각도 못 했는데 벼락을 맞아 버렸다고 할까...
이 작가분의 전작인 쿠와야마 치유키의 행복론도 그렇고(그쪽은 결혼까지 해놓고 실연(?) 엔딩), 메리 배드엔딩이라고 해야하나 어둡지는 않지만 꽤 아픈 이야기를 그리는 데 일가견이 있으신 듯. 최근에 읽은 이야기 중에선 단연 마음에 울리는 이야기였다. 그냥 내 시선이 어둑어둑할 뿐이고 사실은 밝고 희망찬 이야기로 그린 걸지도 모르겠지만(시라나이가 시나이가 되는 걸 보면 역시 의도한 것 같긴 하지만). 아니 그래도, 「시부야 린은 톱 아이돌의 꿈을 꾸는가」에서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이것이 아이돌이다, 라고 웅변하는 시부야 린의 모습에 혀를 빼문 사람으로서는, 마찬가지로 흐림 하나 없는 미소를 보내는 쿠와야마 치유키에게는, 정말이지, 아이돌이구나, 싶어서, 숨이 안 쉬어지네.
원래는 묘비 중 하나로 쓸까까지 생각했지만 그전에 누가 손댈까봐 슥슥.